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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풍경의 깊이
그림의 최종 결과는 2차원의 평면이지만, 그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2차원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공간의 경험이란 입체적인 것이지요. 그림은 그 입체적인 경험을 아주 얇은 곳에 추상화하고 압축하는, 그것도 교묘하게 압축하는 행위입니다. 몸, 피부, 냄새까지 어떻게든 느껴 봐야 얄팍한 재현이나마 가능합니다. 우리는 표현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에요. 살아가는 과정의 부산물이 표현이지.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 바람 속에서 사는 게 더 중요합니다. 추상이란, 요체를 지목하는 것, 요약하는 행위입니다. 좋은 걸 골라내는 행위이기도 하지요. 우리의 삶 또한 구체적인 동시에 추상적입니다. 그런데 추상을 요체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폄훼의 과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서양의 유명 화가를 그저 따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추상화의 과정은 생산이지 흉내가 아니에요. 추상은 압착, 정유, 향기를 추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핵심을 짚고, 요체에 다가가는 것이지요. 용어의 함정에 빠져서 추상을 하나의 양식이라고 오해해선 안 됩니다. 나는 제주 바다의 혜택을 받은 사람입니다. 나는 ‘어린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는 어렸던 나를 존중합니다. 열 살짜리 강요배가 지금의 강요배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너는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그대로의 너다.” 나는 이런 사람이 될 수도 있었고, 저런 사람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상하게도 변신을 하지 못했더라고. 청년 강요배도 “너 딴 쪽으로 변해볼 수 있겠어?” 묻는 것 같은데, 나 또한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닌데, 그걸 못 했더라고요. 내게 출발점은 화가가 아니었어요. 종착점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예술은 둘째죠, 삶이 먼저지.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실망하려나. 사실이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고 한 인간의 삶일 뿐입니다. 내 작업은 삶의 보고서일 뿐이에요.
– 노순택(사진가), 「강요배와의 대화 ‘바람에 부서지는 뼈들의 파도’」 『풍경의 깊이』(돌베개, 2020) 中 발췌
강요배
No.1
상강(霜降)

2017 (No.3)

캔버스에 아크릴릭

182 x 259 cm

강요배
No.2
천고(天高)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227 x 181.7 cm

강요배
No.3
파란 구름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112 x 162.3 cm

강요배
No.4
홍도 II

2018

캔버스에 아크릴릭

91 x 116.5 cm

강요배
No.5
우레비(雷雨)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259.5 x 364 cm

강요배
No.6
보라 보라 보라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182 x 518 cm

강요배
No.7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161.5 x 455 cm

강요배
No.8
창파(滄波)

2015

캔버스에 아크릴릭

259 x 333 cm

강요배
No.9
파도와 총석

2011

캔버스에 아크릴릭

259 x 388 cm

강요배
No.10
개천

2010 (No 3)

캔버스에 아크릴릭

182 x 227 cm

강요배
No.11
노야(老野)

2011

캔버스에 아크릴릭

194 x 259 cm

강요배
No.12
산방산

2014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6 x 162.1 cm

강요배
No.13
바투루산

2012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2 x 130.3 cm

강요배
No.14
석파산

2013

캔버스에 아크릴릭

227 x 182 cm

강요배
No.15
설오(雪烏)

2018

캔버스에 아크릴릭, 먹

116.5 x 91 cm

강요배
No.16
설조(雪鳥)

2010

캔버스에 아크릴릭

112 x 162 cm

강요배
No.17
노란 빛 속으로

2015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 x 130 cm

강요배
No.18
자청비

2012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 x 130 cm

강요배
No.19
사연(思蓮) I

2019 (No.2)

캔버스에 아크릴릭

116 x 91 cm

강요배
No.20
사연(思蓮) II

2019 (No.1)

캔버스에 아크릴릭

116 x 91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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